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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은 개울을 이루고, 강과 바다로 간다

등록일 2015.05.14조회수 1884
스무 해 동안 흐른 물이었다.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니 1995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일들이 영사기의 필름처럼 뇌리에 스쳐간다. 샘물이 개울을 이루고 강을 향해 쉼 없이 흐르 듯 20년이 흘러갔다. 그동안 강산이 두 번 변한 셈이다. 흐르는 물이 어찌 순탄한 길로만 흘렀으랴? 울고 웃으며 보낸 날들이 모두가 삶이요, 역사의 한 맥이었다.

어떠한 강도 그 근원을 더듬어 따라가면 바위틈에서 시작한 작은 물줄기에서 발원하는데 이를 샘이라 한다. 샘 천(泉)자가 백(白)자 밑에 물 수(水)를 합하여 만든 것은 바위(白) 틈으로 흘러 나오는 샘물(水)을 형상화 한 글자이다. 샘이 흘러서 개울(川)를 만들고 개울이 모여서 강을 이루고 그 강물들이 바다로 흘러든다.

순자(荀子)가 이르기를“반걸음도 쌓이지 않으면 천리에 이르지 못하고, 작은 흐름도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회남자>에서는“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는다.(괥水겘爭先)”고 했으니, 멈춘 모습이 다르고 유속이 다르지만 개울이든 강이든 모두가 물의 속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샘물은 개울을 이루고, 강과 바다로 간다

대동문화 창립 20주년에 부쳐

조상열
대동문화재단 대표 / 문학박사
 
맹자는“근원이 있는 물은 끊임없이 솟아나서 주야를 쉬지 않고 흐르고, 가는 곳마다 구덩이를 채운 뒤에 나아가서 사방의 바다까지 흘러든다.”고 했다.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물의 순리를 말해준다. 물이란 그 근원이 깊은 원천이 있어야 주야불식(晝夜不息)으로 흐르는 법.

‘용비어천가’에“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아니 그치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우리 삶에 많은 교훈을 준다. 노자는 일찍이 물을 도를 체득한 성인의 모습에 비유했다“. 최상의선(善)은물과같다. 물은만물을이롭게하여다투지않으면서, 모든사람들
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때문에 도에 가깝다.”(上善겭水水善利萬物而겘爭處衆人之所
惡故幾於道)시자(尸子)는‘수유사덕’(水有四德)이라 해서 물은 만물에게 삶을 주니 인(仁)이요, 맑음을 드러내고 더러움을 씻어가니 의(義)요, 유(柔)하면서도 강(强)하니 용(勇)이요, 가득함을 싫어하고 겸허하게 흘러가니 지(智)가 있다고 했다.

공자 또한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물은 천길 벼랑도 두려워하지 않고 흐르니 용기가 있고, 아무리 옹색한 곳이라도 침투하니 통찰력이 있다. 또 지상의 더러운 것은 씻어 버리고 담아 흘러가니 포용력과 감화력이 있다. 그래서 군자는 흐르는 물을 바라보길 좋아한다.”고 했다.

고매한 선비는 물을 보기를 좋아 한다는‘고사관수(高士觀水)’와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 한
다는‘지자요수(智者괙水)’라는 말에서 물은 선비의 벗이자 스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은 부드럽고 약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 또 고인 물은 썩는다는 물의 속성처럼 물이 우리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는 끊임없이 흐르는 동(動)의 의미에 있다. 그침이 없이 흐르는 물이어야 깨끗한 정(淨)이 되고 이것은 지(智)의 추구이다. 공자가 지자(智者)는 동(動)이라는 했던 것은 인간의 머리는 계속 쓰지 않으면 웅덩이에 고인 물과 같아서 썩기 마련이지만 부단히 움직여 노력하면 지식이 온축(蘊蓄)되고 향상됨을 뜻하는 것이다. 바로 지자가 요수하는 이유이다.

초나라 굴원(屈原)과 제나라 강태공(姜太公)이 어찌 고기잡이 어부(漁夫)였겠는가? 보길도 세
연정에서‘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를 읊었던 윤 고산 등이 낙남(落南)한 은둔 사대부로서 복
귀의 날을 기다리며 자신을 알아줄 임금과 세월을 낚는 어부(漁父)는 아니었을까? 고산 윤선도의‘오우가(五友歌)’중수(水)에대한시조를보면“, 구름 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 뿐인가 하노라.” 했다. 구름 빛이 좋다고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는 말은 구름의 변질성을 말한 것이요, 바람 소리 맑다고 하나 그칠 적이 많다고 하는 것은 끊기 없는 단절성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깨끗하고 그치지 않는다는 물의 흐름에서 영원불변의 부단성을 강조하는 것이니 물의 예찬이 아닐 수 없다.

물처럼 흘러온 20년, 주야로 쉼없이 흐를 터물은 군자의 중요한 덕목이자 표상이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다. 고자(告子)는“인간의 본성은 맹자가 주장한 것처럼 선하지도 않고, 순자가 주장한 것처럼 악하지도 않다. 물이란 물길을 동으로 트면 동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이끌면 서쪽으로 흐르는 물처럼 습관과 교육여하로 선악이 달라진다고 했다.”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엎어진 물’이라 했으며, 인생무상을 ‘물거품’이라고 비유한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 고사하지만 지나친 물은 홍수가 되어 모든 생명을 죽이기도 하니 물의 이미지가 시각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개인이나 집단도 잘한 것은 잘한다고 칭찬 격려해 줄 때 보다 더 좋은 일을 하게 되며 더욱 성장하게 된다. 말로는 문화로 밥 먹고 산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판이란 것이 겉은 화려하지만‘속빈 강정’이요, 외화내빈(外華內貧) 격이다. 힘들고 고난한 길을 가면서 도종환의 시 강(江)을 읊조린다.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는냐/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올바른 공부와 전통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민간단체인 대동문화재단을 설립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년이 흘러갔다. 돌이켜 보니 힘들고 보람된 날도 많았지만 박수와 사랑 속에 늘 초심을 잃지 않고자 노력해왔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물심양면의 도움에 힘입어 한눈팔지 않고 일로매진 남도문화 발전에 작은 힘을 보태면서 꿋꿋하게 자생 성장해 왔다. 천학비재(淺學菲才)에 부덕해서 능력의 한계도 느꼈다. 그저 이만큼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인연한 모든 분들의 힘이다. 미안하고 깊이 감사할 뿐이다.

아직은 작은 개울에 지나지 않지만 개울이 강과 바다를 향해 흐르듯 대동문화 또한 개울 물 흐르듯 주야로 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장강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흘러간 20년 물줄기, 망망대해를 향해 도도히 흘러가야 할 20년이다. 성년을 맞은 대동문화는 강물처럼 서두르지도 그렇다고쉼도없이겸허하게흐르고자하는마음가짐뿐이다.‘ 흐르는물은썩지않는다.’(괥水不
腐)는 말처럼 쉼 없이 흐르는 물에서 오늘도 스스로의 삶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매섭고 혹독한 겨울 추위가 아무리 길어도 그 땅속에서 새순은 반드시 자라난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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