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문화재단

메인메뉴

대동문화재단은 남도 문화를 일궈가는 시민 문화운동 단체입니다.

참여마당문화공감

문화공감

칼과 도마, 협업의 상생문화를 바란다.

등록일 2015.01.05조회수 2305
칼과 도마, 협업의 상생문화를 바란다   
 

지난 연말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뉴스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과 여객기 회항사건이었다. 2013년 말 한국사회를 강타했던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대자보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한민국은 가장 안녕하지 못한 최악의 사태를 당해야만 했다. 서남 앞바다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세월호 참사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치부를 드러낸 국치(國恥)였다. 300여 명의 고귀한 생명, 그것도 못다 핀 꽃봉오리 같은 어린 생명들을 손 한번 못쓰고 보내야 한다는 현실에 화가 났었다. 선실 유리창을 두드리면서 사투를 벌이며 절규하던 그들을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죽음으로 몰아갔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절망과 분노, 비통과 충격으로 멘붕 상태에 빠져들었다. 21세기 문명사회의 대한민국의 치부를 고스란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괴로운 일이었다. 
당시 리더의 자질과 시스템 등 국가 사회 전반에 대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다짐했고, 관피아니 해피아니 등등 0.01% 정도의 기득권 고리를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고 야단들이었다.
연말 몇몇 사람이 국정을 농단한 국기문란 사건과 땅콩 회항 사건은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또 하나의 치부였다. 소수 기득권층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례로,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오만적 행위 중 하나인 셈이다. 비리 백화점이라 일컫는 한수원 사건을 비롯 35조원을 날린 자원외교 비리, 방산 비리, 4대강 비리 등 일련의 모든 사건들이 권력형 비리라는데 공통점이 있고, ‘세월호의 교훈’ 운운한 것도 결국 말잔치로 끝났을 뿐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는 반증이다. 공적인 일을 빙자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빙공영사(憑公營私)한 자들은 사회의 암적 존재이다. 살림살이 막막한 국민들은 정부와 기업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어 한숨만 나온단다. 또 입이 있어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너무나 답답한 세상이란다. 옛 말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던가. 개인이나 국가, 기업체를 막론하고 신뢰를 잃으면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동서고금의 법칙이다. 지도자의 덕목 중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정의(正義)와 균형(均衡)이다. 토인비는 조직을 위태롭게 하는 제일 요인은 ‘조직 내부로부터의 도전’이라고 하면서 로마 제국이 멸망한 원인도 내부로부터의 분열과 부패에 있었다고 했다.
때문에 지도자는 쾌도난마 하듯 사사로운 정을 끊어내어 한 쪽으로 치우치는 불균형이 없어야 신뢰가 서고 리더십이 발휘된다. 지도자가 사정(私情)에 얽매여 공정(公正)을 잃는다면 누구도 심복(心腹)하지 않고 면종복배(面從腹背)할 뿐이다. 제갈공명이 총애하던 부하 장수 마속을 군령을 위반한 죄로 처형하여 군기를 바로 세웠던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좋은 사례이다.
서양문화에서도 정의의 여신은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눈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다. 저울은 옳고 그름, 곧 형평(衡平)의 균형이요, 칼은 생명을 자르는 도구이다. 정의를 위한 칼을 써야만 하는 경우 고뇌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 만큼 지도자는 힘들다는 말이다. 
문건 유출 사건과 함께 등장한 용어가 십상시(十常侍)였다. 중국 한(漢)나라 영제 때 권세를 장악했던 열 명의 환관을 통칭한 말이다. 교수들이 뽑은 지난해 고사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였는데,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는 뜻으로 아래 사람이 권력을 이용, 거짓 행동으로 윗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말한다. 진시황이 죽고 2세 황제 호해 때 환관 출신 조고(趙高)가 승상에 올라 황제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을 독점했다. ‘십상시 난’의 폐해는 마침내 ‘황건적의 난’을 불러왔고 후한의 통치 체제는 사실상 붕괴되었다. 진시황은 39세의 나이에 중국 최초로 전대미문의 대제국을 통일했으나 불초(不肖)한 2세와 주변의 몇몇 인간들의 사리사욕이 제국 멸망의 단초가 되었다. 무소불위의 힘으로 백성 위에 군림하면서 자비의 덕치(德治)보다는 유아독존의 망상에 빠진 시황제와 2세 호해는 충신들의 간언(諫言)에 귀를 닫고 아첨에만 귀를 열었다. 분서갱유(焚書坑儒) 사건 등 철퇴와 칼, 독법(毒法)의 살벌한 공포정치만 일삼더니 결국 곳곳에서 일어난 성난 백성들의 민란에 의해 15년 만에 통일 진나라는 무너지고 말았다. 앞서 한나라, 은나라의 걸왕과 주왕도 충언을 멀리 하고 안방에서 간신배와 여색을 가까이 하다가 그들 또한 멸국의 폐주로 역사에 남아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강대한 당나라 제국 현종의 눈과 귀를 가린 인물은 환관 고력사와 양귀비였다. 고력사는 중국 환관에 의한 재난 발단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당나라는 ‘안사의 난’ 이후 급격하게 쇠락했고 이후 환관들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9세기 초반의 덕종부터 907년 당이 멸망할 때까지 100년 동안 11명의 황제들 중 10명을 환관들이 테스트를 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자를 황제로 옹립했다. 이 황제들은 문생천자(門生天子)라는 불명이 붙었다.
이처럼 국기가 문란하자 사염(私鹽) 밀매업자 황소(黃巢)가 ‘황소의 난’을 일으켜 수도 장안을 점거했고, 이후 멸망의 길을 걷는다. 로마제국의 붕괴나 진과 당나라가 멸망한 것이 모두가 내부 조직의 부패와 권력 싸움에 기인한다. 이래서 역사를 반면교사라 했던가. 참으로 좋은 교훈이 아니겠는가?
새해는 양(羊)의 해이다. 양은 천품이 선하며 속일 줄 모르는 순한 동물의 상징이다. 아름다울 미(美)자는 양(羊)과 큰 대(大)의 합자이다. 또 착할 선(善) 자는 양(羊)과 말 씀 언(言)의 합자이다. 모두 양의 이미지인 선하고 순한 특성을 담아서 극대화한 글자이다. 
거짓을 뜻하는 양(佯)자는 사람 인(人)과 양 양(羊)을 합한 글자이고, 거짓 위(僞)자는 사람 인(人)과 할 위(爲)의 합성한 글자이다. 양에 사람이 더해진 곧 인위적인 것은 모두 참이 아닌 거짓이라는 함축적인 말이다.        
무리 군(群)이라는 한자는 양 양(羊)과 군자 군(君)이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이다. 양은 떼를 지어 살아가지만 결코 혼자 모난 짓을 하지 않고 서로 화합하면서 무리 없이 지낸다. 마치 군자(君子)와 같은 품성을 지녀야만 무리와 어울리며 살아간다는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할 경우 언제나 문제는 발생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진리를 양 떼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를 칼이라 하면 백성은 도마일까? 그러나 아무리 좋은 칼과 도마라도 서로 마주치지 않으면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 내지 못하니 무용지물이 된다. 백성이 없는 권력은 있을 수 없다. 권력은 백성으로부터 나온다고 했으니 정치인은 지지여론을 먹고 사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 칼과 도마, 극과 극은 서로 반목의 대상이 아닌 공존과 상생의 반려이다. 다르다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창의적 발상이라며 존중하는 자세가 싹수가 있는 사회이다. 서로 배려하고 협업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다. 양의 해는 선한 마음과 참이 통하는 상생의 사회이기를 바래본다.
  • (61637) 광주광역시 남구 중앙로 87(서동), KBC빌딩 12층 | T. 062-461-1500(대표번호) / 062-674-6567(문화사업국)F. 062-674-6560E-MAIL. ddmh21@hanmail.net
  • COPYRIGHT (C) 2014 DAEDONG CULTURE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